사용설명서
커튼을 활짝 열면 푸른 하늘이 보이듯
너는 내 모습을 하나 하나 보여주었지.
마음에 드는 일이 생기면 “좋아! 좋아!”를 외치며
아이처럼 두 다리를 동동 구른다고 말해주었어.
싫은 일은 절대로 하지 않고
재미있으면 “또 해봐!” 라 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고.
아주 가끔 “아잉!”하는 콧소리로 너를 놀라게 하고
가끔은 눈 흘기는 여우가 된다고 말해 주었어.
질문에 답하기 어려우면 너에게 다시 질문을 하고
때론 근거 없는 자신감 때문에 실수 한다고 했어.
종일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나에게
건강해야 오래 작업 할 수 있다며 애정 어린 잔소리도 해 주었지 .
네가 들려준 그 말을
암 투병 이후에야 이해했지만.
너는 나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잘 알고 있었어.
아니, 나보다도 나를 더 잘 알고 있었어.
불가능한 일이겠지.
천사가 보내준 나의 사용설명서를
네가 들고 있기 전에는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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